나에 대해서

나에 대해서

옛날에 쓴 일기를 보다가 문득 내가 누구일까 궁금했다.

나는 나로 살아가지만 내가 누군지 잘 모른다. 작년까지만해도 내 자신을 참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아닌가보다.

난 지금 과제를 하고 있고 사실 이러고 있을 시간도 없지만 그냥 내가 누군지 생각 없이 적어보겠다.

가끔은 생각 없는 순간이 가장 진실되니까

(진짜 생각 없음 주의)

1.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한다.

우울하거나 힘들거나 좋은 일 있거나 특히 일기? 쓰는 걸 좋아한다. 가끔씩은 옛날에 썼던 일기를 보면 웃기기도 하고 추억팔이도 할 수 있고 뭐 그런 거... 글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형태로든 내 감정을 표현하면서 뱉어내는 건 좋은 일이다.

2. 음악

나는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자기 전까지 항상 음악을 틀어놓는다.

듣는 장르는 다양한데 특히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영향으로 재즈와 알앤비를 오지게 들어서 그 둘을 가장 좋아한다.

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서 (전공하고싶었음) 그냥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하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함.

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피아노는 꼭 시킬거야!!

3. 나는 센 척을 자주 한다.

이게 막 중2병 걸린 일진같은 센 척이 아니라.. 그냥 다른 사람들이 내 본 모습을 아는게 싫은 센 척이라고 하자

나는 상처도 잘 받고 되게 여린데 어느순간 그런 모습이 내 약점이 된다는 걸 깨닫고 있지도 않은 내 성격들을 앞세우며 내 자신을 가리면서 살고있다.

사실 이게 좋은 건 아닌데... 근데 어느순간 이게 편해졌다.

음.. 그냥 내 진짜 모습을 아는 사람은.. 하리? 하리 밖에 없는 듯 하기도 하고

(인스타 바이오에 블로그 링크도 지웠는데 그래도 들어와서 보는 사람들도 안다고 하쟈 ㅎㅎ)

그래서 가끔씩 내 진짜 속얘기를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슬플 때도 많다. (하리는 밴쿠버에 있어서ㅠ.ㅠ 보고시푸다....)

사실 이거에 대해서 할 말이 참 많은데.. 글쎄

결핍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 같기도 하고. 그 구덩이에서 비집고 나와야 또 살아갈 수 있는데.. 그럴 힘도 용기도 없는 스물한살이다

4. 칭찬에 인색하다.

사람들이랑 진지한 얘기를 하다보면 항상 듣는 말이 '생각이 깊다', '말을 잘한다', '착하다' 뭐 이런 말을 자주 듣는디...ㅋㅋㅋㅋㅋ

사실 나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.... 그런 말을 듣는게 너무너무 부끄럽고 어쩔 때는 수치스럽기까지 하다...

이유는 모르겠지만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왜이러지?? 답답하다 상대방에게 미안해질 정도다

그래서 아까 엄마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엄마 왈 "내가 어렸을 때 너한테 칭찬을 안 해줬나?" 함

그래서 내가 "응. 엄마는 나 말고 혜림이한테만 잘 해줬어" 라고 하니까 엄마가

"나는 너한테 골고루 다 해줬는데..." 이랬는데 솔직히 어이 없었음

그건 엄마 생각이고....;;

5. 체리를 좋아한다

개뜬금 없지만.. 그냥 생각의 흐름이니 읽어주시길...

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체리인데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호주 워홀비자를 가지고 호주에서 일 년동안 체리농장에서 일하면서 체리도 실컷 먹고 돈도 버는거다. 사실 물욕이 없어서 체리 농사 지은 돈으로 주식이나 하겠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... (그리고 다 잃겠지!!!)

아... 체리먹고싶다... 곧 생일인데 생일선물로 체리나 받았으면 좋겠다.

6. 연애

사실 이 장르는 할 말이 참 많지...ㅎㅎ

바이오에 주소도 내렸겠다 볼 사람은 볼테니 솔직하게 적어보겠음. (참고로 지금은 솔직해도 되는 시간이야 새벽 한시거든)

내 첫 연애는 12살, 초등학교 5학년... 옆반 남자애가 카톡으로 "사귈래?" 이러고 사귄듯. 근데 그 날 밤에 그 남자애가 너무 싫어서 잠이 안 오는거야, 뭔지 아는사람 막 징그럽고 그런거......... 그래서 그 날이 금욜 밤이였는데 토요일 아침에 리얼

"뫄뫄야. 우리는 친구관계가 맞는 것 같아. 우린 안 맞아" ㄹㅇ 이러고 헤어짐..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결국 걔랑 초등학교 6학년 때 98일인가 사귀고 필리핀가서 헤어짐.... 롸

사실 뭐 중딩 때 까지는 연애라고 하기도 웃기고 눈 마주쳐도 피하고 이런 거여서 연애라고 하기도 뭐하지만..

뉴질랜드에서 2년 좀 안되게 만난 친구가 있었는데 (한국 뉴질 혼혈) 지금 생각하면 왜 만났지 싶....

일단 내 친구들이 오지게 싫어했고 바람펴서 헤어졌는데 바람피고 있는 장면을 내 눈으로 목격한 뒤 나는 우리 학교에서 hot drama queen이 됨.

그 이후로 남자들을 오지게 만나기 시작함.....ㅋ 뭐 만난것도 아님 왜냐면 다 일주일도 못갔거든

뉴질랜드, 미국, 호주, 영국, 독일, 프랑스 애들 다 짧게 썸도 타보고 사겨보면서 느낀 건

'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 만나자.' 였음. 그리고 아파서 학교랑 다 접고 급하게 한국행.

캐나다 가기 전에 만난 다섯살 연상 오빠가 있었는데 거의 일 년 사겼나.

그 때는 없으면 못 살 정도로 엄청 좋아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...ㅋㅋㅋㅋㅋ 별로 안 좋아했던 거 같은데......

사실 이건 할 말이 많지만 그냥... 나중에 시간날 때 하겠음. 뭐 그 사람이 이 글을 볼 리가 없으니 얘기해도 상관은 없지만

끝이 좀 더러웠음. 거의 버려지다 싶을 정도로 차인거라 흠.. 그 당시 나는 오지게 비련의 여주인공인 척 하며 "사랑하니까 보내주는거야...." ㅇㅈㄹ했지만 그 마지막 전화 하면서 썅욕 하나 못 날린게 내 인생의 한이다.... (디바...)

그 이후로 엄청엄청 힘들었음 사실 그 때 참 많은 걸 깨달았지. 내가 뭘 깨달았는지 궁금하면 이 티스토리 맨 처음 글 보셈

한참 남친 없다가 그 뒤에 한 살 많은 오빠를 사귐. 음악하는 사람인데 그냥...

사실 걔한테도 까임. 와 지금 보면 나는 왜 맨날 까이지???!?!! 어이없네

사실 다섯살 연상 오빠보다 이 사람이 더 쓰레기임 내가 막판에 진짜 오지게 좋아했거든... 헤어지고 눈 오는 날 영하 날씨에서 집 앞에 세시간정도 동안 기다림. (근데 안 나옴..ㅋ) 뭐 스토커다, 그건 상대방 배려 안 하는 거다 라고 하지만.. 그럼 걔는 내 기분 배려해서 그렇게 더럽게 찼냐?

역지사지임. (역으로 지랄해야 사람들이 지 일인줄 안다)

암튼 나는 근데 그 오빠랑 헤어지고 일주일동안 너무너무너무 힘들고 술만 마시고 그냥 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힘들었다?

근데 누가 알았겠어 이렇게 빨리 회복되고 걷힐 감정일지.

사실 걔한테 올 차단 당해서 연락 할 방법도 없음

어쩌다보니 내 연애의 서사가 되어버렸는데.. 그냥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제는 연애를 쉽게도, 막 하기도 무서워지기 시작했다는 것.

나는 사귀는 사이에서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.. 그냥 내 인생얘기나 진짜 모습을 말해버리면 나를 동정하게 될까봐, 불쌍하게 생각하고 피할까봐 내 얘기를 하지도, 할 수도 없다. 그래서 연애를 못 하는 것!!!!!!!! (근데 그런 부분까지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하고시픔)

7. 꽃

나는 꽃을 좋아하는데 강남역에 스노우폭스라고 꽃집이 있어 거길 좀 자주 가

그냥 굳이 사지 않아도 보는 것도 좋고 향 맡는 것도 좋고, 특히 파란색 안개꽃을 제일 좋아함

8. 유학

유학생임. 뉴질랜드에서 살다가 한국 왔다가 호주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캐나다로 틀어지고 미국 가려고 다 준비해놨다가 지금 어거지로 학교 다니는 중.

컴공 공부를 좋아했는데 대학와서 환상이 다 깨져버려서... 현타 오지게 옴

9. 버드와이저를 좋아한다.

맥주의 킹!!! 버드와이저!!! 없으면 몬살아~....... 내 기준 제일 맛있는 맥주는 버드와이저라규.

참고로 난 소맥을 진짜ㅏㅏㅏㅏㅏ잘탐. 마시는 사람마다 다 감탄하고 계속 타달라 할 정도롷ㅎㅎㅎㅎㅎ

근데 내 소맥 먹으면 바로 감 ㅎㅎㅎㅎㅎㅎ헤 그 중 내가 제일 먼저 가지 사실 알쓰임 ㅠ.ㅠ

10. 걷는 걸 좋아함

아무생각 없이 에어팟 끼고 걷는 걸 좋아함. 혼잣말도 많이 하고 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생각하고 그냥 여러 방면으로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듯.

최근에 드는 생각은 번아웃에 대한 생각인데.

내가 번아웃이 오기 전에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내가 왜 몰두하고 있는지, 왜 이걸 열심히 하고 있는지 조차 생각 하지 않고 그냥.. 진짜 그냥 막 하잖아

근데 순간 지쳐버렸다는 생각이 오면 하기 싫고 손 놔버리고 싶고.

처음에는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쓰레기 같이 느껴지고 이 정도 의지로 대학에서 버틸 수 있을까 싶었지만

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일정 기간 동안 그 만큼 열심히 하고 그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다 써버린 거니까.. 한 마디로 그냥 내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가 되니까.

또 이 순간이 지나가면 저번처럼 생각 없이 열심히 하는 날이 오겠지 싶은 마음으로 다시 그 날들을 기다린다 뭐 이런거지....

좀 말이 장황해졌는데 그냥 그럼...

사실 더 쓰고싶은데 지금 퀴즈 공부해야해서....ㅎㅎㅎㅎㅎㅎ 나중에 더 써보도록 하겠음.

다들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혹시라도 나라는 사람에 대한 생각이 바꼈다면 이게 진짜 우림이구나 라고 생각해줘 :)

다들 바잉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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