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취업 노하우]퇴사하길 정말 잘했다

[취업 노하우]퇴사하길 정말 잘했다

퇴사하길 정말 잘했다

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지 이제 일주일, 첫 번째 주말을 맞이했다. 블로그에 많이 썼지만 회사 생활에 기대는 전혀 없다. 회사는 돈 벌고 커리어 키우려고 다니는 곳이지 재밌으려고 다니는 곳이 아니다. 재미있으려면 회사가 아닌 놀이 공원에 가야 한다. 앞으로 회사 생활이 즐겁고 재밌을 거라는 기대는 전혀 없다. 지금까지는 괜찮지만 한 달 뒤에는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. 어느 회사를 가든 회사를 다니는 목적 자체(돈 벌기, 커리어 쌓기)는 달라지지 않지만 그래도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은 있다. 그런 방면으로 생각해 본다면 지금 회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.

우선 내가 어느 분야에서 앞으로 쭉 커리어를 쌓고 싶은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다. 해외 영업이나 마케팅 같은 분야는 전혀 아니다. 나는 조금 더 정신적이고 사람을 위한 일을 해야 맞다. 그렇다면 HR인데, 수많은 HR의 갈래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를 생각해봤다. 내가 앞으로도 나만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으며, 회사가 망해도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은 바로 tech직군에 대한 채용이라고 생각했다. 채용만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은 바로 헤드헌터고, 그렇기에 서치펌을 다니는 것이 나의 장기적인 커리어에 있어서 유리한 것이 분명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.

돈 버는 것도 중요하다. 그러나 나는 연봉을 많이 받는 것의 의미는 더 이상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. 내가 일하는 직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고, 회사가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. 세상에 믿을 것은 나 자신밖에 없으며 더 이상 연봉에 목숨을 거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.

나는 내 직업이 내가 일한 만큼 정직하게 돈을 벌 수 있어서 좋다. 내가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며, 안주하지 않게 한다. 누군가를, 또는 시스템을 탓할 필요도 없다. 앞으로 일하면서 스트레스는 당연히 받겠지만 그 외적인 스트레스는 적을 거 같아서 너무 좋다.

진작 퇴사할걸 그랬다

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전 직장에서 정말 가스 라이팅을 많이 당했다. 우리만큼 좋은 회사가 없다, 나니까 너희에게 월급 이만큼 준다, 내가 너희에게 해준 게 얼만데,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. 그때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괜찮은 회사로 옮기고 보니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얘기였는지 정말 기가 찬다. 일적인 것 외에 쓸데없는 것(청소, 밥 먹는 것, 대표님 뒤치다꺼리)등으로 스트레스받게 하고, 퇴근 후 또는 주말에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는 걸 받아주면서 왜 진작 퇴사할 생각은 안 했는지 나 스스로가 답답하다.

때려치우고 회사를 옮기고 나니 이렇게 좋은데 왜 그때는 바보 같이 꾸역꾸역 다녔을까. 전 직장의 대표님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. 대표님의 행동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비상식적이었다. 아닌 건 아니라 말하고 진작에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.

사실 나도 전 직장 생활을 잘 하지 못했다. 대표님의 응석을 절대 받아주지 않았으며 싹싹하게 굴지도 않았다. 하루가 다르게 말은 적어졌으며 회사에서 잘 웃지도 않았다. 이런 나를 보고 대표님은 나니까 너 같은 성격 받아주는 거지, 다른 회사에서는 절대 직장 생활 못했을 거라고 악담을 퍼부었다.

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렇게 틀린 말이 있을 수 없다. 새로운 직장에서 사람들과 잘 지내고,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. 금세 적응해서 잘 융화되고 회사 생활 잘만 하는데 왜 전 직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어두워져 갔는지, 그 답은 대표님한테 있다고 생각한다. 전 직장 생활하던 때는 바보 같이 내 탓만 했었는데 이제 정신 차리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니 대표가 대표답지 못했다.

그렇지만 과거는 이제 안녕이다. 예전에 바보 같이 당하기만 했던 나도 안녕이다. 이제 나는 나에게 맞는 회사, 건강한 회사를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. 앞으로 일에 대한 많은 스트레스와, 그리고 회사 생활에 대한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직장에 다니고 싶다. 정말 신기하게도 일요일인 지금, 그렇게까지 우울하지는 않다.

과거의 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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