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10818 오늘, 나는 마흔살까지 살아있을까

20210818 오늘, 나는 마흔살까지 살아있을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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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로그를 새로 만들거나, 메뉴를 정리하거나.. 무튼 새로 시작하고 싶었다.

항상 그래 왔듯이 나는 생각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다.

더 미룰 수 없어서 무작정 글을 쓰고 있다.

지금의 내 상황에 대해 말을 하자면

28살 퇴사 이후 나는 쭉 백수였다.

현재는 32살이고, 곧 33살이 된다.

퇴사 후 3개월가량은 아무 생각 없이 놀았다. 어느 정도였느냐면 PC방에서 사느라 한 달에 40만 원은 넘게 지출했다.

간간이 이력서를 내보았지만.. 이력서를 어떻게 쓰는지조차 몰랐으니 서류조차 통과되지 않았다.

이때 정신을 차리고 준비를 해야 했는데.. 나는 안되나 보다 하고 놓아 버린 게 문제였다.

29살~30살 초반.. 이즈음에 나는 안되나 보다 싶어서

진로를 바꾸려고 사회복지사 강의를 듣고 학위를 따려고 했었다.

그 외에 자잘한 자격증을 따고 (이것도 개발과는 거리가 멀었다.)

영어 회화 학원도 다녔다.

더보기 더 솔직히 말하자면

곧 29살이 되는 28살 여자를 누가 취업시켜줄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,

(내가 사회 초년생일 때 면접을 기억하자면. 개발자로 면접을 보는데도

사무실 청소를 해야 하고, 커피를 타야 하고. 결혼. 아이. 뭐 이런 얘기들을 들었기 때문에)

회사에서 배운 기술을 다른 곳에서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.

신입 자리를 알아보다 보니. 경력이 있어서 신입은 무리고 경력으로 가는 것은 내가 두려웠다. 내가 퇴사했을 때 이천이 남아있었는데, 버는 돈은. 가족들이 써야 했고 그렇게 남은 게 퇴직금을 합해서 이천이다.

이때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던 생각은 남은 돈을 모두 쓰고 더는 살아내지 않는 것이었다. 그래서 막무가내로 돈을 써댔다. 내가 나를 놓아버리니 누구도 나를 잡아 줄 수 없고

다시 일어 설 수도, 설 마음도 없었다. 그게 문제였다.

그렇지만 다른 직업을 생각해봐도 나는 개발자로 늙어가고 싶었다.

(비록 웹사이트 만드는 게 다이지만..... 다른 분야를 더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)

막상 어려운 문제가 닥쳤을 때는 너무 힘이 들지만

해결해냈을 때의 그 기분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.

그래서 다시 개발자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한다.

일년짜리 취업 지원 과정이었는데 가서 만난 어린 친구들을 보니

이런 게 노력이구나, 이렇게 간절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,

결과적으로도 그들은 모두 좋은 곳에 취업이 되어서 잘 다니고 있다.

이 일 년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

나는 또 아무 생각 없이 놓쳐버리고 말았다.

부정적인 생각들이 가득해서 집중할 수 없었고

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나의 안 좋은 점만이 눈에 보였다.

31살이 되었고 남아있는 돈을 탈탈 털어서

독립했다.

생각은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것 그게 나다.

혼자 있는 집에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.

하루에 20시간 넘게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.

어느 날은 12시간 넘게 게임을 하고

어느 날은 목구멍이 가득 차 금방이라도 넘어올 만큼 위를 채운다.

이렇게 나는 32살이 되었고 이제는 남은 돈도 없다.

서류가 통과될 리도 만무하지만.

면접에서는 공백기 질문이 빠질 수 없고, 나는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,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다.

일을 안 하니 빚이 늘어간다. 나는 다시 살아낼 수 있을까.

말 그대로 이 블로그에 배설을 해버렸다. 누군가 읽는다면 내 글이 이해가 될까 싶다.

누가 읽을지, 읽은 후 얼마나 나를 한심하게 생각할지 또 겁이 난다.

현재도 그렇고 항상 나의 문제는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는 것이다.

진짜 내가 생각해도 노답인 것은.. 이력서를 쓰고..

제출을 못한다. 어차피 나는 안 되겠지..라는 생각에 그냥 눈 딱 감고 제출 버튼을 누르면 되는데 그게 힘들어서

노트북을 닫고 누워버린다.

학교에 다닐 때 교수님께 "저는 회사 가는 게 무서워요"라고 하니

너는 위태위태 보이지만 결국은 가장 오래 남아서 해내는 사람이라고 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.

재작년 즈음인가..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지만 한동안 연락도 하지 않던 친구에게

연락을 해 나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봤을 때도 비슷한 말을 했다.

시작 전에는 앓는 소리를 하더니 막상 보면 결과가 좋았다고..

그들이 진짜 그렇게 느껴서 말을 했든지... 아니면 그냥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그랬든지..

상관없다. 나는 결국 해내는 사람이 되면 되는 것이다.

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는 것은.. 속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을 것이다.

이 시간 이 후로 더는 징징대지 않을 것이다.

빠르게 빚을 갚을 방법을 찾을 것이다.

그 후에 살아가 봐야지. 근데 진짜 이 글 올려도 될까..무섭다

시작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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